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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폐지 이후 R&D 사업기획, ‘연구현장 숙의’가 관건

작성일2026.06.08 조회수2,325

예타 폐지 이후 R&D 사업기획연구현장 숙의가 관건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윤지웅, 이하 STEPI)은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폐지 이후 연구현장의 수요와 숙의에 기반한 사업기획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가칭)R&D공론장'의 제도화를 제안했다.

STEPI 이민정 부연구위원, 권정인 연구원, 현보훈 R&D재정사업평가센터장은 최근 발간한 과학기술정책 Brief65'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폐지 이후의 과제: 숙의에 기반한 수요기반 사업기획 고도화'에서 예비타당성조사 폐지를 계기로 구축형 R&D 심사체계가 도입되는 지금이 연구현장의 수요와 숙의를 사업기획에 제도적으로 결합할 전환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20262과학기술기본법국가재정법개정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가 폐지되고, 구축형 대형연구개발사업 사전점검 체계로 전면 개편됐다. 본 심사에 앞서 각 부처가 사업을 기획할 때 연구현장의 수요와 숙의에 기반하도록 하는 필수절차인 '소요발굴'이 새로 마련된 것이 핵심이다. 국가연구기반은 구축·운영에 장기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구축 이전에 이를 활용할 연구자(수요자) 차원에서 과학기술적 중요성과 필요성이 충분히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국내에서도 '국가대형연구시설 구축지도'(2010·2012) 마련,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한국연구재단(NRF)의 민간 수요 연계 노력 등이 있었으나, 지속성과 실효성을 담보할 만큼 충분히 제도화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학회 차원의 자발적 노력이 관련 부처로 전달되는 경로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반면 주요국은 연구자 집단의 자발적 참여와 숙의를 토대로 우선순위와 로드맵을 도출하고, 이를 예산 편성과 연계하는 국가연구기반 구축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Snowmass·P5''Decadal Survey'를 통해, 유럽은 'ESFRI·UKRI·헬름홀츠 로드맵'을 통해, 일본은 '마스터플랜·MEXT 로드맵'을 통해 연구자 커뮤니티의 논의를 사업기획과 예산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가칭)R&D공론장' 제도를 설계·운영해 점진적으로 도입·확산하되, 연구자 집단의 과학적 숙의 단계와 정부의 우선순위 결정 단계를 분리하는 공론장형(분리형) 방식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둘째, 공론장 논의 결과가 부처로 전달돼 사업으로 환류될 수 있는 소통채널을 활성화함으로써 상호 신뢰자본을 축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셋째, 구축형 R&D 심사체계 개편을 촉매로 국가연구개발사업 전반에서 수요기반 사업기획을 고도화하고, 나아가 '숙의기반 혁신체계'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특정 제도 개편을 계기로 한 일회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연구자 집단이 일상적으로 국가와 학문의 미래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자율적 숙의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본 보고서는 STEPI 누리집(www.stepi.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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