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나사(NASA)와 같은 기관을 설립하는 등 우주탐사 분야에서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법안 통과에 이어 5월 임시사무소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야심 찬 목표에는 2032년까지 달 착륙, 2045년까지 화성 탐사가 포함된다.
1969년 역사적인 달 착륙으로 정점을 이룬 '아폴로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NASA는 놀라운 기원을 갖고있다. 이는 역사상 중요한 순간에 대한 대응으로 1958년 미국 정부에 의해 급히 설립되었다는 점이다. 냉전 시대의 만만치 않은 적수였던 소련은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 궤도에 발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련의 이러한 성과에 대응해 미국은 나사(NASA)를 설립해 우주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초강대국 간의 경쟁은 위성 발사를 넘어 확장되었다. 소련은 1961년 최초의 인간 우주비행사를 태운 '보스토크 1호'를 우주로 보내 역사를 썼다. 이에 뒤처지지 않으려던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 임무를 통해 세계 최초의 유인 달 착륙이라는 중대한 이정표를 달성했다. 이 성과는 전 세계의 주목을 끌며 '우주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우주 시대'의 출현은 다양한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패션은 독특한 미학을 가장 먼저 수용한 분야 중 하나였다. 앙드레 쿠레주(Andre Courrèges), 파코 라반(Paco Rabanne),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과 같은 유명 디자이너들은 1960년대 디자인에 색다른 요소를 결합하여 경계를 넓혔다. 예를 들어 Courrèges는 우주비행사 복장에서 영감을 얻어 흰색과 금속성 색상을 혼합하고 금속, 플라스틱, PVC와 같은 소재를 액세서리로 실험했다. 라반은 알루미늄 조각으로 엮은 금속 드레스를 만들고 공상 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 시대 여성 전사들의 의상에 은색, 반사 효과,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카르댕은 착용자의 얼굴만 드러내는 우주비행사 헬멧을 닮은 둥근 모자를 특징으로 하는 패션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1964년 프랑스 디자이너 앙드레 쿠레주가 발표한 의상을 입은 패션모델들. 당시 우주복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더패션북
'우주 시대' 미학은 목재와 같은 전통적인 재료를 피하고 플라스틱과 같은 산업용 재료를 선호하는 가구 및 조명 디자인으로 확장되기도 했다. 디자이너들은 직선이 아닌 매끄러운 표면과 혁신적인 곡선 모양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 대표적인 예로 1963년 핀란드의 에로 아르니오(Eero Arnio)가 선보인 '볼 체어(Ball Chair)'가 있는데, 대각선 단면을 갖춘 구형 공과 부드러운 내부가 우주선 조종석이나 달 위에 앉은 듯한 느낌을 주었다.
또 다른 상징적인 작품은 이탈리아의 비코 마지스트레티(Vico Magistretti)가 1967년 디자인한 'Eclyse' 조명이다. 둥근 구형 프레임과 내부에 방향 제어 패널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조명 출력을 조정할 수 있게 되어있다. 개기일식처럼 빛을 어둡게 만드는 과정이 제품의 매력을 더했다.
'우주 시대' 디자인 운동의 열기는 1970년대 이후 약해졌지만, 그 영향력은 여전히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의 원형으로 남아 있다. 이 시대의 기술, 미래 지향적인 미학, 혁신적인 소재의 융합은 디자이너와 애호가들에게 계속해서 영감을 주며 우주 탐험이 우리 삶의 다양한 측면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