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놀이문화로 주로 회자되는 종이접기는 단순한 놀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우주과학과 공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그 중 의외의 성과를 보이는 곳이 있다면 바로 우주분야이다.
우주과학에 종이접기를 최초로 도입한 사람은 일본의 천체물리학자 미우라 코료이다. 그는 우주 미션을 수행할 장치의 부피와 크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종이접기 기술에 주목했다. 우주로 향하는 미션에는 커다란 제약이 따른다. 물건을 싣고 갈 로켓에 따라 무게와 부피의 한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로켓 발사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미우라 코료 박사는 네모난 면의 반대편 두 모서리를 잡아당기면 쉽게 전체가 펼쳐질 수 있도록 하는 종이접기 패턴을 개발했다. 이 패턴은 다양한 곳에서 활용성이 좋아서 ‘미우라 패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미우라 패턴 종이접기 미우라 패턴 종이접기 일부

▲ 접이식 태양전지판 접이식 태양전지판이 펼쳐지는 모습. YTN 사이언스 캡쳐
그가 제안한 태양열 전지판이 1995년 성공적으로 발사된 이후, 종이접기를 우주과학에 응용하는 기술은 NASA에서 개발 중인 인공위성 태양전지판인 ‘하나플렉스’의 개발에도 이용되고 있다.

▲ NASA에서 개발 중인 인공위성 태양전지판 하나플렉스 NASA에서 개발 중인 인공위성 태양전지판 하나플렉스가 펼쳐지는 모습.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에서는 빛 가림막에 종이접기를 이용했다. 우주에 빛 가림막이 필요한 이유는 외계 행성을 찾기 위해서다. 행성은 항성과 달리 스스로 빛나지 않아 관측이 어렵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는 촛불 하나가 굉장히 밝게 느껴지지만, 형광등 옆에 있는 촛불은 눈에 띄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특히 우주에서는 관측 지점과 관측 대상인 실제 행성이 위치한 지점이 아주 멀기 때문에 관측 사진에서는 근처 밝은 별에 붙어있게 되므로 밝은 별빛에 파묻혀 행성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나오게 된 아이디어가 빛 가림막인 ‘스타쉐이드’이다. 밝은 별빛이 문제가 된다면 아예 처음에 찍을 때부터 그 별빛을 가리고 사진을 찍는 것이다. 별빛을 제대로 가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크기의 빛 가림막이 필요한데 나사에서는 축구장 절반 크기의 빛 가림막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거대한 크기의 페이로드는 당연히 우리의 까다로운 로켓에 실을 수 없다. 스타쉐이드는 종이접기 기술을 통해 우주에서 꽃봉오리가 만개하듯 펼쳐지면서 빛 가림막의 역할을 하게된다.

미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는 태양 전지판의 부피를 최소화 할 방법으로 종이접기 패턴을 연구했다. ⓒ NASA/JPL-Caltech
나사는 현재 개발 중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도 접어서 발사할 계획이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지금까지 우주에 올라간 것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망원경의 크기가 비행기(보잉사 737모델)와 비슷하다.
제임스 웹 망원경의 주경은 1.3m 육각 조각 거울 18개를 합쳐 만들었다. 전체 주경의 모습도 육각형이다. 왼쪽과 오른쪽 가장자리의 조각 거울은 접어서 뒤로 보내고, 주경과 부경을 고정할 지지대 역시 접힌 채로 올라간다. 전체 구조의 하단에는 선쉴드가 망원경을 받치고 있다. 선쉴드는 테니스장 크기로 이 역시 돌돌 말아 접힌 상태에서 발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