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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3 [영화 속의 우주기술] "애드아스트라"의 우주엘리베이터
작성자. 김지선 View. 1,568

2019년 8월 베니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실현가능한 기술로서는 아직 접근 불가능한 우주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영화는 인간이 광활한 우주로 떠나는 이유와 그 과정에서의 시련, 적막감, 절대적 존재에 대한 경외감 등 광활한 우주 안에서 인간 존재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 다룬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에서 주인공은 우주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는 일을 한다.



영화는 주인공인 브래드피트가 우주엘리베이터를 수리하다가 지구로 낙하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현재 실현되지 않은) 여러 가지 첨단우주기술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번에는 우주엘리베이터 기술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이 기술이 현재 실현 가능한지, 그렇지 않다면 어떠한 문제가 해결되어야 엘리베이터의 실제 이용이 가능해질 것인지 알아볼 것이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우주로 날아갈 수 있다는 엘리베이터 아이디어는 아주 쉽고 혁신적이다. 이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면 한 번에 엄청난 추력을 내기 위해 많은 양의 연료와 비용이 들어가는 기존의 로켓 발사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우주 비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과연 우주 엘리베이터가 실현될 수 있을까? 실현을 위한 공학기술은 어떠한 것들이 필요할까?


지상에서 우주까지 연결된 우주 엘리베이터 케이블 상상도. 이미지=Glenn Clovis/NASA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층부터 우주까지 올라가려면 일단은 인공위성의 공전주기가 지구의 자전과 일치해서 항상 같은 하늘에 인공위성이 정지한 듯 떠있는 고도인 지구정지궤도(GEO, Geostationary Orbit) 높이까지 첨탑을 올려야한다. (지구정지궤도의 높이는 약 3만 5786km이다) 


간단하게 우주층과 지상층, 이렇게 단 두 개의 버튼을 만들고 지구정지궤도에 우주층 스테이션을 띄워 케이블을 지표면까지 내리면 될 것 같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다. 길다란 케이블의 질량 자체도 어마어마하고 그 기다란 구조물의 질량 중심이 지표면 쪽으로 치우치게 되므로 이러한 질량 중심의 치우침을 고려하지 않으면 구조물 전체가 조금씩 질량 중심으로 쓰러지면서 끔찍한 구조물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우주 엘리베이터 구조물 전체의 질량 중심이 정확하게 지구정지궤도 위치에 놓일 수 있도록 지구정지궤도 너머 더 높은 곳까지 추가 질량을 연결해주어야 한다. 일종의 균형 잡기용 무게추가 필요하다. 심지어 우주 엘리베이터의 케이블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고도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케이블의 두께도 조금씩 다르게 해줄 필요가 있다. 


케이블이 얼마나 강한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지는 간단하게 추산할 수 있다. 특히 이 스트레스 정도는 케이블 재료의 밀도에 크게 비례한다. 건축물에서 많이 사용하는 강철 케이블의 경우 그 밀도는 대략 7900kg/m^3이다. 이를 사용한다면 우주 엘리베이터 스테이션의 케이블이 견뎌야 하는 최대 인장 응력은 약 382Gpa이다. 이는 일반적인 강철이 버틸 수 있는 최대 인장 스트레스의 240배를 넘는 말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 정도면 단번에 엘리베이터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케이블이 지구 위로 떨어지는 끔찍한 인류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다. 아니 애초에 짓지도 못하겠지만 말이다. 


이처럼 지상에서부터 우주층 스테이션까지 고도에 따라 변화하는 케이블의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도에 따라 케이블의 두께를 다르게 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상층 플랫폼의 케이블은 가장 스트레스가 적게 걸린다. 따라서 아주 얇게 만들 수 있다. 반면 지구정지궤도에 올라가 있는 스테이션으로 올라가면서 점점 케이블이 두꺼워져야 한다. 그러나 강철로 끊어지지 않는 우주 엘리베이터의 케이블을 만들려면 관측가능한 우주보다 10^25배는 더 두꺼운 케이블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상 이러한 케이블을 만들 수도 없을뿐더러, 이런 케이블을 만들 수 있는 과학기술을 갖게 된다면 그땐 아마 우주로 순간이동도 가능할 정도로 초고도 문명이 된 상태일 것이다. 


우주엘리베이터 상상도



이러한 케이블 문제를 가장 현실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마법의 소재로 바로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가 각광을 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오직 탄소 원자들이 모여서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계속 이어진 고분자다. 최근의 실험에 따르면 탄소나노튜브는 최대 130Gpa의 인장 강도를 견딜 수 있으면서도 강철에 비해 훨씬 작은 1300kg/m^3 정도의 밀도를 갖고 있는, 가벼운 동시에 튼튼한 꿈의 소재다. 만약 이 탄소나노튜브 소재로 우주 엘리베이터 케이블을 만든다면 지상층과 우주층의 케이블 면적 비율, 테이퍼 비율은 고작 1.6이면 충분하다! 즉 우주층 스테이션의 케이블 두께가 겨우 6mm면 된다! 훨씬 현실적인 수준에서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다. 거시적인 스케일의 우주여행을 실현하는 데에 아주 미세한 스케일의 나노 테크놀로지 소재가 가장 적합하다는 점은 굉장히 흥미롭다.


지난 2018년 9월 일본 JAXA는 우주 엘리베이터의 작동이 가능할지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초소형 우주 엘리베이터 모형을 우주에서 실험했다. 지구에서 우주까지 한 번에 가는 대형 엘리베이터가 아닌 소형 엘리베이터 실험이었다. 엘리베이터 크기는 높이 6cm 정도의 매우 작은 크기이다. 초소형 위성 2기를 우주공간에 내보내고 두 위성을 10m 길이의 강철 케이블로 연결했다. 그 공간을 작은 엘리베이터가 오갈 수 있는지 실험했지만 그 결과가 공개되지는 않았다. 


* 참고로 일본 건설회사 오바야시구미는 2050년까지 길이 9만 6000km의 탄소나노튜브 케이블을 타고 자국 바다 위 해상 플랫폼에서 우주로 오르내릴 수 있는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계획을 밝힌 적이 있다.



 

일본에서 발사한 초소형 우주 엘리베이터 모형 STARS-Me. 사진=JAXA



일본 연구팀 이외에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가 관련 논문을 제시한 적도 있다. 지구에서 달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아이디어다.


출처: Sploid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를 현실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여전히 풀어야 할 현실적인 난관이 많다. 지상에서 출발해 우주 궤도까지 수직으로 올라가는 동안 우주 엘리베이터 케이블은 지구 대기권과 우주 공간이라는 전혀 다른 두 환경에 노출된다. 지구 대기권에 있는 케이블은 비바람에 의한 부식과 파손에 버텨야 한다. 우주 공간에 있는 케이블은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 쓰레기 파편과 우주 방사선을 버텨야 한다. 즉 우주 엘리베이터가 개통된다 하더라도 꾸준히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 보수하는 데 더 막대한 비용이 들 수 있다. 또 우주 엘리베이터의 케이블이 갑자기 끊어지더라도 우주급 대형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이나 안전장치도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오티스가 안전 브레이크를 발명한 뒤 엘리베이터가 널리 쓰이게 됐듯,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해결돼야 누구나 두려움 없이 우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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