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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이렇게 혁신하라] 사용자 주도형 혁신 `리빙랩` 도입하자
출처 디지털타임스 바로가기 등록일 201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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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1
성지은
연구위원
혁신정책연구본부

한국의 기술혁신 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나라 밖에서는 중국과 인도 등 후발국이 막대한 자본과 내수 시장을 앞세워 우리 기술을 추격하고 있다. 안으로는 저성장과 고령화, 양극화, 기후변화, 청년 일자리 문제 등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한 모방·학습 전략과 요소 투입, 기술 공급자 중심의 기존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정부는 과거 추격·모방형 혁신 전략에서 벗어나 탈추격 혁신과 사회문제 해결형 혁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탈추격 혁신과 사회문제 해결형 혁신은 사용자의 새로운 수요 영역을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혁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탈추격 혁신은 새로운 궤적의 기술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그동안 잠재해있던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낸다. 사회문제 해결형 혁신은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사회적 수요를 발굴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간다. 이런 방식 혁신이 이뤄지기 위해선 기술이 활용되고 확산하는 현장과 사회, 최종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고려가 기존보다 더 중요해진다.

 

'리빙랩(Living Lab)'은 이같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혁신의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 리빙랩은 '살아있는 실험실' 또는 '사용자 참여형 혁신공간' 등으로 정의되며, 사용자 주도형 혁신모델, 정부·민간·시민 간의 파트너십, 과학·사회·현장의 통합모델을 시도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산업뿐만 아니라 건강·환경·교통·농업·물·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 해결형 혁신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래부의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사업'과 산업부의 '에너지기술 수용성 제고 및 사업화 촉진 사업' 등의 추진 방식으로 도입되거나, 지자체와 공공기관 주도로 서울 북촌한옥마을 리빙랩,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 시니어 리빙랩 등을 추진하고 있다.

 

리빙랩에서 사용자는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제품과 서비스를 전문가, 기업과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주체이다. 개발자와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상호작용 하면서 수요를 구체화하고, 이를 충족하는 기술을 공진화시키는 '나선형적 진화과정'이 전개된다. 이를 통해 리빙랩은 탈추격 혁신의 기술사업화를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궤적을 형성하는 기술혁신의 경우 기업과 최종 사용자 모두 스스로 니즈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때 리빙랩은 기술공급자와 사용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수요를 구체화하는 '공동창조'의 공간이 된다.

 

리빙랩은 사회·기술시스템 전환을 위한 실험의 장이 된다. 녹색성장, 창조경제와 같은 정부 주도의 전면적인 시스템 혁신 시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대신 리빙랩에선 기술과 사회 분야의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실험을 통한 학습'으로 구체적인 혁신 방안을 만들어간다. 리빙랩에서 이뤄지는 시도들은 새로운 시스템의 맹아가 되고, 이를 배양하기 위한 더 다양하고 큰 실험들로 확대해 나갈 수 있다.

 

리빙랩을 통해 서로 유리돼있던 과학기술·정보통신(ICT)과 사회·환경·복지·노동 등의 정책 영역을 연계·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그동안 산업육성과 경제성장, 기술획득에만 초점을 맞춰온 과학기술 정책에 삶의 질 향상과 복지 혁신 등의 지향점을 반영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특히 리빙랩은 그동안 과학기술·ICT와 연계가 약했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조직 등 사회적 경제와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리빙랩은 지역 사회의 문제를 푸는 지역 혁신 모델로도 고려할 수 있다.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지역개발과 경제성장을 중심에 둔 산업혁신의 한계를 넘어 주민이 주도하는 혁신과 지역 현장 기반형 혁신의 장으로 리빙랩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리빙랩 실험을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새로운 정책과 혁신모델, 사회·기술시스템 전환 전략 등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