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영역
대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연구진칼럼

HOME  > 연구원 소식 > 연구진칼럼

게시글 본문 내용
[새정부 이렇게 혁신하라] '시스템 전환' 방향성 공유하자
출처 디지털타임스 바로가기 등록일 2017.05.11
페이스북
자료 사진 1
송위진
선임연구위원
혁신정책연구본부

새 정부가 출범했다. 촛불집회부터 장미대선까지 새로운 역사를 쓰면서 등장한 정부이기에 기대가 크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이 만만치 않기에 걱정이 앞선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상위 계층과 중·하위 계층, 도시와 농촌,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계속 커져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이후 2014년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일어나는 대형 사고와 재해는 시민의 생명권과 안전권을 위협하고 있다. 창조를 지향하는 과학기술은 모방형 혁신을 반복하면서 후발국 추격에 휘청거리고 있다. 20년이 지나도록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구조적, 시스템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 차원의 많은 노력과 자원이 투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근본적인 시스템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분적인 개선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지난 50여 년간 진행된 압축 성장은 핵심 엘리트 중심의 전략 기획, 이를 구현하는 수직적·폐쇄적 네트워크, 네트워크 구성원 중심의 성과 나눠 먹기를 고착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공익의 사유화, 손해의 사회화'는 격차를 키우고 안전을 무시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창조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전개되는 4차 산업혁명은 격차 확대와 안전 경시, 창의성 질식의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기존 시스템의 반발과 관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각 분야의 전환 전략을 연구해온 '시스템 전환론(Transition Studies)'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20~30년을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 전환의 '방향성'을 공유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이나 '포용적 발전'과 같은 방향성이 없으면 시스템 혁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통합되지 못하고 파편화된다. 이런 방향성의 구체적인 내용은 정부를 비롯한 특정 집단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협의하는 '거버넌스' 방식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구호가 아니라 사회에 뿌리내려 시대 정신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방향성이야말로 시스템 전환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둘째, '전환실험'을 활성화해야 한다. 전환실험은 시스템 전환을 위해 혁신 주체들이 수행하는 혁신활동을 말한다. 장기 전환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단기적인 사업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의 맹아를 만드는 작업이다. 하향식 기획이 아닌 실험을 통해 어떤 방법이 시스템 혁신의 적절한 경로가 될지 발견한다. 성공하면 시스템 전환의 당위성이 높아지고 전환을 추진하는 혁신 주체들의 생태계가 형성된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생겨난 생태계는 시스템 전환을 위한 '전략적 거점'이 된다. 공유가치창출(CSV)형 기업혁신, 지속 가능한 에너지 프로젝트,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 지자체의 사회혁신 등이 사례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전환실험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셋째, 전환실험을 연계·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시스템 혁신가들이 민·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성해 지식을 공유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실험들이 계속해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이다. 전환 지향 혁신 클러스터나 중간 조직 등이 사례가 될 수 있다.

시스템 전환은 '혁신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일'이다. 새 정부는 시스템 전환이라는 비전을 갖고 혁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오래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