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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지식시장 넓혀 줄 '오픈 사이언스'
출처 아시아경제 바로가기 등록일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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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1
이민형
선임연구위원
혁신정책연구본부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달은 정보와 지식을 활발하게 유통시키면서 시장 경쟁을 한층 치열하게 만든 요인이다.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의 생산과 확보를 위해 기업의 연구개발 경쟁도 가열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혁신적인 아이디어, 지식, 기술 확보를 위해 기업 내외부의 경계마저 파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발전되었다. 이제는 새로운 원천지식을 창출하는 과학연구분야에도 변혁적 접근방식인 ‘오픈 사이언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식이 전통적인 생산요소인 자본과 노동보다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와서다.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지속적인 혁신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이에 필요한 지식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목된 것이다. 지식기반경제가 이렇게 시작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이를 넘어 피터 드러커가 예견했듯 지식이 자본과 노동을 대체하는 이른바 ‘지식사회’에 가까이 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다시 말해 정보산업을 비롯한 기존 산업들이 지식산업화를 거쳐 데이터의 디지털화와 빅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들을 무한정으로 창출하는 ‘데이터경제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데이터의 디지털화와 빅데이터의 발전은 과학연구분야는 물론 학술시장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새로운 과학지식 창출을 위한 연구결과의 공개와 접근성 강화가 요구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연구결과를 학술논문 형태로 작성해 출판물을 통해 유료로 개방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오픈 엑세스 학술지를 통해 무료로 논문을 제공하는 사례가 등장한 것이다. 더 나아가 과학적 성과 창출에 필요한 데이터 공유 요구가 커지면서 공공연구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연구 데이터의 개방이 연구자와 기업, 정부, 시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확장됨으로써 공공 목적을 위한 활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협력을 통한 창의적이고 새로운 지식의 재창출도 기대된다. 이 과정은 지식생산의 주체가 과학자에서 기업, 시민 등으로 다양화되고 활동방식도 연구분야 간 경계를 넘나들면서 이루어져 전통적인 지식생산방식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이렇듯 거대한 지식환경의 변화를 직시한 선진국들의 선제적 대응이 발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가 간 협력도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미 기후변화, 신종 감염병 등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국가 간의 연구데이터 교류 문제는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최근 OECD 보고서에 의하면 많은 국가들이 오픈 사이언스를 위한 계획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국가들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에서도 오픈 사이언스를 지식혁신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 방안을 속속 마련 중이다. 특히 공공자금으로 수행된 연구결과와 공공부문에서 보유한 데이터들에 대한 접근과 활용이 그 핵심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오픈 사이언스에 대해 연구자와 관련 기관들의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정부의 정책분야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금씩 싹트고 있는 정책적 관심도 오픈 사이언스의 외재적 현상인 데이터 개방과 연계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연구 데이터의 공개는 재사용성이 전제가 되어야 하므로 사용할 수 없는 데이터의 개방은 쓸모없는 데이터 더미의 공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관련 기관이 보유하는 데이터의 내용과 질을 개선하고 연구기관 간 연계를 위한 데이터 표준 설정 등 인프라 개선이 우선 추진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어서 지식생산시스템의 변화에 대응한 교육 및 인력 확보방안도 서둘러야 한다. 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연구과정과 연구데이터 공개에 참여하도록 연구성과에 대한 인정방식과 평가제도의 개선도 필수적이다. 나아가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넘는 연구데이터의 활용 기반도 재정비되어야 한다. 

 

‘데이터경제시대’에는 국가의 데이터 기반 지식생산시스템의 역량과 효율성이 글로벌 국가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로 등장할 것이다. 지식과 정보를 구성하는 요소인 데이터 창출과 관리시스템의 역량이 부족하면 차별화된 혁신가치의 창출을 기대할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전통적인 과학연구활동 지원 수준에서 벗어나 국가지식창출시스템의 기반을 개혁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과 정책방안 마련이 필요한 까닭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오픈 사이언스'를 일종의 과학문화운동이 아닌 경쟁력의 원천인 지식시장의 거대한 변화의 흐름으로 인식하는 정부의 자세전환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