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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국민생활 속으로 들어가다
출처 머니투데이 바로가기 등록일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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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1
송위진
선임연구위원
혁신정책연구본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세먼지, 녹조와 같은 환경 문제, 조류 인플루엔자, 구제역과 같은 감염병 문제, 도로나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안전 문제 등은 관련 부처나 담당 조직의 일하는 방식 변화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술시스템과 하부구조, 생산·소비방식이 이 문제들과 결부돼 있어 과학기술 측면의 문제 인식과 대안이 필요하다.

 
그런데 과학기술을 통한 문제 해결은 과학기술 지식만을 잘 개발·적용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좋은 논문이 발표되고 특허가 출원됐다고 해도 그것이 시민들의 생활영역에서 구현되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에 과학기술자와 기업의 시선이 아니라 시민의 관점에서 과학기술 활동을 바라본다.

 

국민생활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에는 새로운 혁신주체들이 참여한다. 시민은 과학기술 활동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호명된다. 과학기술자들과 현장에 있는 사용자들이 협업을 통해 문제를 구체화하고 대안을 검토하는 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소통채널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공공성을 지닌 조직화된 사용자 그룹’이 결합돼야 한다. 새로운 하부구조도 요구된다. 기존 제도와 연구 하부구조가 논문 작성과 산업 활성화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해결형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민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연구자가 좋은 평가를 받고 연구비도 확보하는 평가제도가 확립돼야 하다.

 

이와 함께 생활영역에서 과학기술 성과를 구현할 때 필요한 법·제도 개선 활동을 지원해주고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협업을 뒷받침하는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마련되어야 한다.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활동과 다양한 지원활동, 다양한 혁신주체들이 조직될 수 있는 ‘사회혁신 플랫폼’이 요구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기초연구, 응용연구, 실용화로 전개되는 파이프라인 방식이 아니라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인프라, 서비스 전달체계가 긴밀히 연결되는 플랫폼 방식의 활동이 이뤄진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국민생활 속 문제 해결을 표방하는 국민생활 연구는 새로운 유형의 과학기술 혁신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활동의 새로운 목표와 주체, 방법론과 하부구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도 새로운 관점과 혁신이 요구된다.

 

얼마 전 발표된 ‘과학기술을 통한 국민생활문제 해결방안’은 이런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든 정책에서 항상 나오는 관련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논의가 아니라, 새로운 목표와 추진방식, 하부구조가 필요하다는 ‘시스템 혁신’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과학기술과 사회의 연계를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양자가 공진화하는 전망을 그리고 있다. 이와 함께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 즉시 연구개발에 착수하도록 하는 등 기존의 R&D 틀을 과감히 깨고 있다. 시스템의 변화가 없다면 국민생활연구는 기존 연구와 차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밑에 깔려있다.

 

국민생활연구는 정책혁신을 위한 니치로서 기술기반 사회문제 해결과 관련된 정책의 방향과 틀을 보여주는 패턴 형성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정리된 정책안을 낸다고 하니 귀추가 주목된다. 좀 더 발전해서 과학기술정책의 주류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